1148 릿지 - 설악산

2002.12.24 03:04

박성민 조회 수:2457 추천:3

1148릿지

1148릿지(설악산)

  소개 : 산악인들의 영원한 고향인 설악산에 새로운 릿지가 탄생했다. 1995년 내설악에 삼지바위길을 개척한 하이얀산악회에서 1996년에 재량골과 상투바위골 사이의 1148릿지를 선보인 것이다.
용아장성이 고속도로가 된지 오래고, 가슴 설레는 천화대릿지도 그런 조짐을 보이는 터에 원시의 암릉에 목말라 하는 클라이머들에게는 둘도 없는 희소식이다.
도상거리 2km, 표고차 800m로 7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1148릿지는 3~4명이 한조일 때 2박 3일이 걸리고 호흡맞는 고급자들이 등반할 때 1박 2일이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등반 중에도 40분쯤 내려가면 물을 구할 수 있고, 탈출조건이 좋아 팀의 능력에 맞게 등반일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릿지를 개척한 하이얀산악회는 94년 부터 내설악에서 하계훈련등반을 했는데 이대 남들이 허투루 보았던 여러 암릉들을 발견 등반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해 여름 삼지바위길을 개척하였고 95년 가을 1148릿지를 거의 마무리 지었다.

1148릿지 개척작업에는 이 산악회의 강종이, 강창권, 신은수, 김대진, 최영환씨 등이 주축으로 참여했는데 당시 막내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최영환씨는 95년 이 산악회에서 꾸린 인도 가르왈히말라야의 바기라티2봉(6512m) 원정에 나섰다가 그만 만년설에서 영원히 잠들고 말았다.
이 1148릿지는 악우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는 암릉인 것이다.

등반기점은삼지바위 릿지와 같은 재량골이다. 무명용사충혼비 안내푯말에서 한계령쪽으로 20미터쯤 올라간 곳에 하얀 노끈 표지기가 있는 숲을 따라 들어서면 된다. 돌축대 평평한 화전민 집터를 거쳐 1폭포를 지나 2폭포에 이르면 20분 정도가 걸린다.
1148릿지는 2폭포 20m쯤 못미처 우측 꿀르와르로 올라간다. 인적이 없어 이끼 많은 돌은 작은 충격에도 흘러내린다. 낙석을 조심하며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길을 40분쯤 오르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다. 동북쪽으로 1148봉이 보이고 그 너머 멀리에 너덜과 바람으로 이름난 민틋한 귀떼기청봉(1578m)이 있다.
아기자기한 암릉을 따라가면 비석같은 바위가 얹혀있는 작은 암봉이 앞을 막는다. 처음 두 스텝이 오버행이다. 왼쪽으로 트래버스해 서면 안부에는 황당하게도 올가미가 있다. 아마 산양을 잡으려고 설치한 것 같다. 무식하고 무지하고 인간다운 사람들이 설치한 덧이다.
7미터쯤 되는 호리호리한 붉은 바위벽을 자일을 사용하여 트래버스하면 잡목지대다. 시야가 좋지 않지만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동쪽의 1148봉을 보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
서북쪽으로 삼지바위릿지 연봉이, 서북쪽에는 가리봉(1519m)이 옅은 안개속애 아스라이 보인다. 철쭉과 참나무 잡목지대를 얼마쯤 헤치니 1148봉이 가로 막는다. 정면으로 오르기는 힘들고 바위왼쪽으로 트래버스하면 곧 키가 작은 잡목이 섞인 바위벽이 가로막는다. 경사는 8,90도 쯤으로 급하지만 홀드와 스텐스 모두 좋다. 등반거리는 35m고 난도는 5.8급 정도되지만 배낭무게에 바위 이끼가 살아 있기 때문에 조심하여야 한다.
작은 암봉을 오르면 1148봉 정상아래에 두세평쯤 되는 비박지가 있다. 전체적으로 펑퍼짐해 열명은 비박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나무에는 빛바렌 노란테이프가 걸려 있다. 1148봉 두 바위 틈새를 지나면 귀떼기청봉과 1148릿지에서 제일 높은 암봉(약 1360m)이 보인다. 한아름 되는 소나무에 확보를 하고 20m를 하강하여야 한다.
하강지점과 확보물 모두 양호하다.

잡목지대를 삼사십미터 지나면 검은 이끼가 낀 암벽이 가로 막는다. 왼쪽으로 사선을 그은 좌향 크랙이다. 좁은 크랙에 프렌드를 설치하고 5미터쯤 오르다가 왼쪽 슬랩으로 붙어야 한다. 프렌드를 두개 정도 더 서고 정상으로 올라야 안전하다.

개념도

정상은 펑퍼짐하고 넓은 곳이다. 이때쯤이면 해가 저물어갈 무렵이다. 하강을 하면 비박지가 있다. 이끼와 석이버섯이 있어 조심스레 하강지점으로 가야 한다. 50m자일 두동으로 하강을 하여야 한다. 45m짜리 밖에 없을 경우에는 죽은 소나무 근처에서 우측으로 트래버스하면 되지만 50미터 자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비박지는 서너명은 편하게 잘 수 있는 공간이다.

3봉의 크랙은 안자일렌을 하지 않고도 각자 등반을 할 수 있다. 어렵지는 안지만 텅텅거리고 흔들이는 것들이 많아 가슴이 섬뜩해 온다. 낙석의 위험이 많고 이끼가 미끄러운 페이스도 넘어야 한다.
세뼘쯤 되는 소나무에 확보를 하고 35m를 하강하면, 오른쪽으로 상투바위골과 재량골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여기서 식수는 상투바위골쪽으로 가면 된다. 왕복 40분 정도 걸리고 길은 전혀 없다.
이어 아기자기한 피너클을 연등하여야 한다. 고도감은 크지 않지만 워낙 날카로워 자세가 불안하고 바위를 사타구니에 끼고 앉은 말타기 자세로 조심스레 가다가 암각에 확보를 하고 10m를 하강한다.
잡목지대를 조금 지나면 5봉이 나타난다. 홀드와 스텐스가 모두 좋은 이 암봉은 모두 네 마디 5.7급에서 5.8급 정도 된다. 어렵지는 않지만 등반거리가 길어 자일을 사용하여야 한다. 40m쯤의 첫째 마디는 크랙과 페이스를 오른 뒤, 암각에 30m 혼합 크랙의 둘째마디는 소나무에 확보를 하여야 한다.
석이버섯과 이끼가 유난히 많은 세째마디는 흔들리는 돌도 많고 바위틈에 자란 나무들도 들썩거려 아주 위험하다. 네째마디는 연등을 하면 된다.
이어 짧지만 스릴 넘치는 오버행을 하강하면, 거인같은 큰 6봉이 버티고 서 있다. 30m쯤 잡목을 헤치고 가면 암봉아래 비박지가 있다. 여기서 재량골로 탈출할 수 있다.
이 봉은 두마디로 오른다. 첫째마디는 40m, 둘째마디는 15m 로 모두 5.7급 정도다. 첫째마디를 올라 한아름되는 소나무에 확보를 하면 된다. 둘째마디는 10m쯤 올라가면 3m쯤 의 크랙이 길을 막는다. 무릎이 들어가는 이 크랙은 위쪽에 촉스톤이 박혀있지만 약간 우측으로 기울어져 있어 등반이 쉽지만은 않다.
촉스톤에 매달린 슬링에 의지해 올라서면 마지막 7봉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이어 연등으로 얼마쯤 오르다 클라이밍다운으로 평퍼짐한 바위에 내려서게 된다. 이제 20m식 두번 하강을 해야 한다. 하강할 때 쓰기 좋아 보이는 아이 키만한 암각은 꺼덕꺼덕거리고 소나무도 너무 안쪽에 있어 자일회수에 애를 먹는다.
작은 안부 암각에 빛바랜 슬링이 걸려있다. 여기에 슬링을 하나 더 건다음 하강을 하여야 한다.
하강시 낙석의 위험이 있으니 조심스레 내려가야 한다. 이때쯤이면 해가 서서히 질 것이다.
하강지점 근처에 비박지를 찾아 야영을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있는 7봉은 어렵지 않다. 7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일품이다. 이어 나지막하고 알망알망한 암릉을 연이어 나가면 된다. 5.7급 정도 되지만 등반조건은 좋지 않다. 20분 정도 가면 암릉은 끝나고 이끼 잔뜩 낀 너덜이 이어진다. 눈잣나무, 눈측백나무가 군락을 이룬 숲속에는 햇볕이 들지 않아 어둑하다.
귀떼기청봉으로 향하는 능선의 마지막 안부에 도착한다. 비박지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아름드리 참나무가 서 있는 숲 짙은 고갯마루에는 인적이라고는 어디에도 없다. 상투바위골로 하산을 하면 된다.


들머리:
1148리지는 재량골과 상투바위골 사이에 솟은 암릉이다.
들머리는 삼지바위길과 같은 재량골이다.(일부 지도에는 이 골짜기를 상투바위골로 잘못 표기하고 있어 이를 믿었다가 엉뚱한 계곡을 헤매기 십상이다.)
무명용사충혼비 안내푯말에서 한계령쪽으로 20미터쯤 올라간 곳에서 시작되는 희미한 길이 있다.
재량골에는 세개의 폭포가 있는데 2폭포 20미터 못미쳐 오른쪽 꿀르와르로 올라가면 40분만에 1148릿지 능선에 올라설 수 있다. 물은 2폭포에서 준비하여야 한다.

등반길잡이:
1148릿지는 모두 7개의 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는 잡목이 섞인 암릉이지만 1148봉 부터는 자일을 써야 한다. 난도는 5.6급에서 5.9급까지 다양하다. 장비는 50m짜리 자일 두동, 프렌드 1조가 필요하다. 예비로 테이프슬링 20m와 런너를 준비한다.
전 구간 등반은 중급이 넘는 경험자 두명이 한조라면 1박2일 정도 걸린다.
세명이 넘거나 초보자가 있으면 2박3일을 잡아야 한다.
비박지는 1봉인 1148봉, 2봉과 3봉 사이 4봉과 5봉 사이, 6봉과 7봉 사이에 있다. 2봉, 3봉, 4봉 사이, 5봉과 6봉 사이는 탈출로로 사용할 수 있는데 등산로가 있는 재량골쪽이 좋다.
물은 1봉을 제외한 비박 가능지나 탈출로가 있는 안부에서 구할 수 있다. 왕복 40분쯤 걸린다.
등반을 마친 후 하산도 재량골이나 상투바위골 모두 가능하다. 양쪽 모두 계곡을 다 내려올때 까지는 길이 없다.


교통안내 : 서울상봉터미널에서 06:00~18:00까지 9차례 있는 양양 경유 속초행직행버스를 이용해 장수대에서 내린다. 4시간 소요.
장수대에서 서울행은 06:50~ 18:50분까지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원통에서 44번 국도를 따라 한계령쪽으로 방향을 잡은 뒤 재량골 초입에 주차하면 된다. 장수대에서 재량골 초입까지 4km쯤 된다.
대구에서는 동부정류장에서 강릉까지 하루(05:00~15:03) 고속도로 경유는 40분마다 있고, 직통버스는 16회 있고, 야간버스는 22:30분에 있다.
속초까지는 하루 07:00~14:20까지 40분마다 강릉을 경유한다.
강릉에서는 05:50~22:00까지 양양을 경유하는 속초행 버스가 10분마다 있다.
양양에서 하루 7회 오색, 장수대 경유 서울행을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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