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날리-맥킨리 20,320 피트로의 여행 6 (데날리 원정기)

2002.12.18 12:54

박성민 조회 수:1964 추천:6

camp1의 아침.

어제 LP에서 잠을 들었던 때와는 달리 camp1에서의 아침은 생소 하기만 하다.

일어나서 북동 빙하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camp1의 정경을 바라 보았다.

어제까지 보이지 않던 데날리의 위용이 오른편 상단에 자리를 하고 내 마음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아침으로 간단 하게 누룽지를 끓여서 먹었다. 시중에서 파는 누룽지는 원정대의 애용식이라는데 조리도 간단 하고 고소해서 그런데로 먹기가 좋아 이번 원정 내내 아침은 누룽지를 끊여 먹었다.

오늘도 이동이다(13:30).

camp1에서..

camp1에서

 이 길고도 거대한 북동빙하의 언덕들을 3개의 camp를 설치해가며 지루하게 오르는 까닭은 LP의 고도가 2200정도 이고 우리가 등반하는 노멀 코스인 웨스트버트레스 코스의 camp3의 고도가 3300정도이다. 이곳을 3일간을 이동하며 고소를 적응 한후에 camp4 매킨리 씨티라고 불리 우는 곳으로 들어 가야 정상 공격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camp1에서 다른 코스와도 갈라지게 되는데 이곳 빙하에서 오른쪽 크레바스 지대를 거쳐 대표적으로 이름난 캐신릿지로 진입할 수 있다.
우리와 같이 온 대부분의 등반대들은 시간절약을 위해 어제 LP에서 바로 camp1으로 이동을 한 것 같다.물론 그 친구들은 캐신 릿지로 등반하는 관계로 우리가 도착할 무렵엔 아마 캐신 릿지 초입에 다다렀을거라고 본다.
하지만 날씨등의 영향으로 어차피 거의 비슷한 날짜에 정상공격을 할 수가 있다고 한다.

미국인 가이드 등반대는 이곳에서 교육을 하는지 아침에 모두 모여서 가이드에게 주마링 하는 방법과 안자일렌 하는 방법등을 교육을 받고 있었다.

북동빙하

북동 빙하를 거슬러 오르며

어제도 봤지만 이 가이드등반대들은 거의 도보등반만 해본 사람들로 전문적인 등반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물론 초보만 있지는 않다. 유명한 등반가들도 있다.) 1인당 많은 돈(확실치 않지만 1인당 약 2000불 정도)을 들여서 이 등반대에서 교육을 받으며 등반을 하는데 이 사람들? 모두가 거의 camp5까지 등반을 한다는 것이다.

 

개중에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정상등정도 가이드한다고 한다.
이 가이드들이 미국의 유명한 등반가들이 많고 또 데날리 국립공원의 레인져 들도 미국의 유명한 등반가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조금은 이상해 보이기도 하지만 미국이라면 가능하다. 가이드들은 정말 성의 껃 교육을 하고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 철저히 교육을 하는 것 같다.
나중에는 거의 이 가이드 등반대와 같은 시간대에 camp5까지 진출 하였다. 이들은 가이드의 명령 대로 각camp를 두 번씩 오르내리면서 데포와 camp설치를 반복 하는 완전 FM방식의 등반으로 차근차근 고소적응을 해나갔다.
미국인들에게도 매킨리는 우리의 백두산과 같은 개념으로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 누구나 한번쯤은 갈망하는 곳이기도 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매킨리 등반은 등정의 목적을 떠나서도 가치 있는 일인 듯 하다.

camp1에서 camp2의 이동은 각 이동 구간 중에 가장 짧았다. 북동빙하의 중간 정도 부분을 긴 언덕을 두군 데를 넘고 나니 camp2가 보였다.(17:30)
어제 처음 스키를 착용하고 등반을 했었는데 오히려 설피를 착용한 사람보다 속도도 빠르고 힘도 덜 드는 것 같아 좋기는 했지만 내가 신은 비브람이 약간 큰지 스키 워킹시 발을 옮길 때 마다 뒤꿈치에 자극을 주는 것 같아 오늘은 세웅이와 설피로 바꾸어 신었다.

썰매를 끌면서..

썰매를 끌며 이동중..

잠깐 설피를 빼고서 그냥 걸어 보았더니 그대로 푹푹 빠지는게 역시 이곳은 설피와 스키로만 이동이 가능한 구간이다.
중간에 언덕을 오르면서 북쪽에서 불어 오는 바람을 맞았다. 낮의 기온은 여태 영상이었는데 바람이 한번 몰아 치니 체감 온도가 엄청나다 운행중 서둘러서 옷을 덥껴서 입고 이곳의 추위에 적응을 하며 걷고 또 걸었다.

camp2에서..

camp2출발전..

camp2를 도착(17:30)하여 텐트를 치고 짐을 정리하고 저녁을 먹으니 밖의 날은 아직도 훤한데 10시가 넘었다. 백야의 밤은 소리 없이 흘러 가고 있었고 이쪽 저쪽 캠프에서 외국대들이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점점 작아 졌다.
나는 오늘 언덕을 오르다 아끼는 모자를 바람에 날려 버려서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동기가 선물 해준 모자여서 애착이 가던 거였는데..
그 모자는 북동 빙하의 어느곳에서 주인 잘못 만난 탓을 하겠지...

 

다음날 다시 이동을 하면서 우리는 진기한 구경을 하엿다.
우리가 가져온 봉투중 문제의 하얀 봉투(배설물봉투)를 처리 하는 것을 본것이다.
그때 까지 우리의 하얀 봉투는 종영이의 썰매에 묶여 맨 후미에 있는데 뒤에 따라 오는 등반대들은 종영이 바로 뒤까지 왔다가 냄새에 바로 멀찌감치 따라오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떤 팀들은 매너 있게 조그만 페인트통에 배설물을 담에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camp3로 가는 도중에 만난 크레바스 지역에서 하산하던 외국대가 한사람이 확보를 보고 한사람은 그 봉투를 들고 크레바스까지 접근하여 크레바스속으로 그 봉투를 던져 넣는 것이다.

물론 브리핑때 듣기는 했지만 크레바스에 문제의 봉투를 버려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감 하기는 했지만 직접 보니 배설물을 버리기 위해 목숨을 걸 수도 있구나 란 생각에 아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웃으며 보기는 했지만 크레바스에 접근하기 보다는 그냥 지고 다니자 -- 종영이 설매로--  종영이는 camp3까지 문제의 봉투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아가며 등반을 했다.

문제의 배설물 봉지 담당..

문제의 봉투 담당..

camp2와 camp3의 구간은 북동 빙하의 2/3 지점에서 오른 쪽으로 매킨리 방향으로 틀어서 계곡 사면으로 오르게 된다.
오늘은 운행의 중간 지점에 일부짐을 데포를 하기로 했다.
혹 camp4에서 고소에 적응이 안된 대원은 이곳 (3000m)까지 하산 시켜서 안정을 취할 목적으로 소형 텐트와 약간의 식량을 남겨 두기로 했다.(15:20)

데포지에서

데포지를 파다가 간식..

데포지를 파고 묻느라 두어 시간 이상을 땡볕에서 허비를 했는데 이동 2틀만에 우리의 얼굴은 벌써 새까맣게 타 버렸다.

어제까지 허옇던 얼굴이 이젠 제품 이곳의 다른 사람들과 동화 되가는걸 우리는 느끼고 있었다.
어제 하룻밤 자고 일어 나니 국현형이 딴 사람이 되 버렸고 종영이는 벌써 산적이 되버렸다.

 

camp3를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 되는 지점에서 하산하는 외국 등반대에 물으니 지금 camp3의 상태가 포화 상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camp3를 한시간여 앞둔 예상 지점에 간이로 camp를 설치하기로 했다. (16:00)camp를 설치하는 중에 데포시킨 물건 중에 일부 (연료)를 가지러 국현 형과 내가 다시 내려 같다 두사람이 썰매를 끌며 루돌프를 재현 하기도 하며 camp를 설치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쌍끌이 루돌프

데포 시킨 짐을 올리면서..

camp설치는 이곳이 바람이 부는 지형이라 해가 넘어가자 갑자기 날씨는 영하로 돌변하여 서둘러 눈으로 블록을 쌓았다. 처음으로 눈으로 블록을 싸아가며 camp를 설치 해 봤는데 대체로 눈이 아주 딱딱히 굳은 상태라 블록을 만들기가 쉬웠다. 대신 국내에서 준비해온 텐트팩이 아주 무용지물이 되 버렸다.

레닌봉 원정을 비교하여 국현형께서 제작을 해왔는데 눈이 너무 딱딱한 바람에 채 밖히기도 전에 찌그러지는게 많아 이런한 눈에서의 팩과 아이스바에 대한 좋은 경험이 됬다. 하지만 역시 이 팩으로 무게가 많이 나가서 고생은 그만큼 하게 됬다.

임시캠프3

눈블럭을 쌓아 만든 임시 camp

해발 3000m가 약간 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고소현상이 오지 않아 안도의 감으로 잠을 자게 됬지만 또다시 내일을 걱정하며 잠에 들게 됬다.
다음날 부터 해발 3000m이상의 지대로 진입 하기 때문에 기대와 흥분으로 잠을 설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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