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알프스 북알프스 산행기 5

2003.08.01 12:40

박성민 조회 수:3194 추천:14

다시 보는 북알프스

우리나라의 신들은 화강암이 노년화되어 생긴 지형이지만 북알프스는 화산의 폭발과 융기로 인해 생긴 지형이 대부분이라 이곳의 산은 장쾌한 맛은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아름답고는 생각되지를 않았다.

정상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저항령이나 귀청의 너덜의 개개 바위가 아주 작은 규모로 혼재 되어 있는 정도라 정말 낙석의 위험이 많았으나 등산로 표기 페인트가 칠해져 있는 곳만 따라가면 큰 위험은 없었다.

 아침 일찍 호다까의 아래로 펼쳐져 있던 운해의 바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북알프스의 경관을 드러내어 우리의 산행을 즐겁게 했다.

전날의 피로는 모두 오늘의 날씨로 인해 날아가 버린 듯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역시 산행은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되나 보다...

 고도를 높임에 따라 멀리로 야리 다케와 다떼야마의 능선이 보인다.
야리의 모습을 처음 보면서 다음에는 꼭 야리를 가보겠다고 생각을 해본다.

 오쿠호다까다께를 오르면서 얼마 안남은 지점에 이정표를 봤다.
녹슨 피켈이 박혀 있는 이정표는 무언가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녹슨 피켓이 의미한 것을 떠올리며 천천히 발길을 가져갔다.

 북알프스는 앞으로 십년뒤에 다시 찾을 예정이다. 물론 그 십년안에 남미도 다시 알래스카도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천산도 다시 가 보려고 한다.
누군가 나에게 왜 산에 가느냐고 이제는 묻질 않는다. 나의 생의 절반이 산행이니까...
왜 산에 가는가는 아래의 사진들처럼 빗속에서 힘든 산행을 겪고 나서 보는 이 파노라마들이 내 산행의 즐거움 이니까.

나는 단 한순간에 산의 즐거움을 맛본다면 나머지 모든 순간이 호흡의 곤란이나 근육의 통증을 기뻐하며 받아들일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산행은 혼자만의 고독 속에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좋은 동료와 함께 한다면 아까의 모든 곤란함과 어려움은 반감된다. 기쁨이 두배이자 고통은 절반이니까........

 

 

 

 잡석을 뒤로 하면서 일본 북알프스의 정상 오쿠호다까다케를 올랐다.해발 3190m

정상서 바라보는 일본 중부의 여러 산들의 파노라마는 더운 날씨에 흐르는 땀방울을 모두 날려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상쾌하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

 오쿠호다까다케의 정상의 정상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산행지를 다시 한번 의논을 했다. 정상에서 이어지는 니시호다까다게의 능선의 라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 오늘의 일정을 연장하여 산행을 그 쪽 방향으로 했으면 해서 잠시 쉬고 니시 호다까 쪽으로 옮겨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지도를 보더라도 고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상급자 코스라고 쓰여 있는 글을 긴과 해버린 셈 이다.
정상에서 바로 지나지 않아 거의 용아장성을 능가하는 듯한  암릉으로 길이 돌변하여 난이도가 높아진 것이다.
난이도가 높은 내리막을 지나자 전면에 보이는 암봉 입구까지 내려 섰으나 무거운 배낭을 가진 우리가 접근 하기가 힘든 코스가 나왔다. 

 아래의 사진으로 보이는 봉우리인데 암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 이외에도 암봉을 돌아가는 길은 없고 암봉 중간까지 오른 후에 중간에서 트레버스를 하는 길이 조금 보였으나 자일이 결려 있는걸로 보아 난이도도 높아 보이고 스텐스가 상당히 불량 해 보여서 코스를 살펴본 후에 우리의 배낭과 장비 상태로는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밑에 보이는 첫 번째 보이는 암봉의 중간을 트레버스 한후에 위로 오르는 구간도 물론이고 그 뒤에도 니시호다까다께 전위봉인 텐구다께도 만만치 않은 듯하였다. 가벼운 배낭에 확보장비가 필요한 코스이므로 괜한 위험을 자초할 필요가 없으므로 단념을 하고 다시 내려온 길을 올라 오쿠호다까다께 정상에서 기존 코스인 마에호다까다께로 방향을 돌렸다.

 조금 아쉬웠지만 내려오면 니시호다까다께 쪽의 능선은 자일을 가지고 등반을 해야 될 것 같아 판단은 잘한 것 같았다.
한시간 반 정도를 허비하고 10시경에 마에 호다까로 너덜이 이어진 길로 가는데 가라사와에서 만난 일본인이 주의하라는 곳에는 눈이 다 녹아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지나고 쇠사슬이 있는 구간들을 내려 섰다.

 

 마에호다까다께로 가는 길도 잡석과 너덜로 이어진 능선이었으나 조금전의 니시호다까쪽보다는 수월하여 산행은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다.
정상에서 만난 일본인 아마추어 사진가와 같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산행을 하는데 이 친구의 배낭이 굉장히 무거워 보여 기미코사이 이후에는 이 친구와 조우할 기회가 없었다.

 

 중간중간에 야생화가 피어 있어 여러 장을 찍었으나 아직 사진에 대한 내공이 얕아서 많은 사진은 건질 수가 없었다.
마에 호다까 전에서 길 게 7~8부 능선을 가로지르는 길을 지난 후에 기미코사이란 분기점에서 쉬고 있는데 일본인 친구가 녹차를 끓여준다.
외국에서 산행을 하다가 만난 친구들 모두 스스럼없이 친해진다. 산행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심성은 모두 비슷 해서인가?
기미코사이라는 지명에 대해 기미코라는 여자의 이름이냐고 물어보니 아주 아름다운 여자라는 말을 해주기만 한다. 

 마에호다까에서 보고 온 고산 야생화는 크기가 모두 10CM미만의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만 소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꽃들이었다. 산행서 만난 거의 반수이상의 일본인 들은 정말 부러운 카메라를 하나씩 들고서 야생화 촬영을 하는 이가 많았는데 이곳의 안내서에도 야생화 촬영 포인트에 대한 지적이 많아 북알프스는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산행을 하는 사람이 많음을 느꼈다.

 

 기미코사이의 분기점에서 우리는 重太郞(이마다 쥬다로 )이란 사람이 코스를 개척했다는 주다로신도로 내려 가게 되었는데 이곳은 정말 지겨울 정도로 경사가 급하고 철제 사다리와 급한 경사의 길로 주의가 요하는 코스이다.

 반시간 정도 내려서자 다께사와의 전경이 보이면서 멀리로 다께사와 산장이 보인다.

 다케사와로 내려서면서 본 텐구다께 하단이나 호다까 하단은 아직 눈이 많이 쌓여 있는 4월경에 등반을 시도하면 아주 훌륭한 난코스 등반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봄철에도 한번 와봤으면 하는 욕심도 생긴다.

 

 다께사와는 호다까에서 흘러내린 낙석이 어마어마하게 쌓여 있는 계곡인데 물은 없고 계곡 전체가 흘러 내린 카르 가 계속 쌓여 있는 곳이다. 허기가 갑자기 와서 허기를 달려며 다께사와 산장에 2시경에 도착 했다.

 다케가와 산장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의 무릎 고통을 달려고 있는데 산장의 관리인인 듯한 아주머니 한분이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 보며 자기도 한국의 설악산과 북한산을 가봤다고 하며 자기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인들을 이야기 해준다. 산장의 사장이 한국의 산악인들과 교분이 있어 한국에 다녀왔노라고 한다.

일본인들은 영어를 거의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조금이라도 일본어로 물어보면 천천히 얘기 해주는 법이 없이 그냥 속도 조절 없이 말을 해 버려 알아 듣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다행이 한자를 좀 알면 나이가 먹은 분들 하고는 필답으로 대화가 되기도 한다. 물론 길이나 그 밖의 안내도도 한자를 알면 편리 하기도 하다. 

 산장을 뒤로 하고 망가진 계곡을 오른편에 두고서 30분쯤 내려왔을 때 갑자기 한기가 시원하게 나오는 곳이 있어 봤더니 얼음이 얼어 있는 조그만 동굴이다.천연 에어콘이다. 다께사와의 명소라는데 잠깐의 땀을 식히기에 아주 좋은곳이다.
이길은 다케사와의 계곡이 너덜로 밀려서 새로 난 길인지 등산로의 정비가 아주 잘되 있었다. 돌을 모두 새로 깔은 돌계단을 삼십여분 더 내려 오자 길은 깊은 숲속으로 변하며 울창한 소나무와 전나무 심지어는 주목도 보인다. 

 이제는 흙길을 만나서 무릎에 압박을 받을 일도 없고 조그만 계곡이라도 사람의 발길에 변화를 막기 위해 곳곳이 놓여진 목도들을 건너면서 인적없고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리는 평화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
우리 땅에 이만한 나무 숲속을 가진 곳은 손가락을 꼽을 텐데.....오세암에서 수렴동으로 내려 오는 길의 전나무 숲이 갑자기 보고 싶어 졌다. 

 갑자기 물소리가 크게 들리며 가미코지와 이어진 길이 나타 났다.
길은 두갈래 인데 임도로 가지 않고 일부러 가미코지 건너편의 습지로 이어진 길을 택해서 이곳의 습지를 관리하는 모습을 살펴 본다.
가미코지는 해발 1500m이다 그러므로 고원 습지 인데 고원 습지는 일반 습지와도 다른 생태계의 형태를 보여준다.
이들은 습지가 사람의 발길에 회손을 막기 위해 길을 모두 목도로 깔았는데 이것은 일본의 산행 중에 많이 보는 광경이다.

 환경 단체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개발을 하는 자의 손을 들어 주던 우리의 예전은 지금과는 달라 졌다고 하지만 이미 회손 되 버린 자연은 복구가 어렵다는걸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미코지가 마이카 규제로 인해 여름철에는 일반 차량이 운행을 못한다고 했는데 이곳에서 터전을 가진 사람들도 이런 규제를 처음에는 달가와 하지 않았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서라면 모두가 협조해야 하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가미코지의 목도는 십여 년 전에는 설치된지 얼마 안된 것 같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낡기는 했으되 이나무로 된 길은 앞으로도 10여년은 버틸 수 있어 보인다. 30년 정도 사람의 손길이 그리고 발길이 적게 닿으면 자연은 복원될 수 있다고 본다.우리 나라의 산의 나무들은 모두 30년이 넘는 나무들이 많지 않음에도 우리땅은 내가 어릴 때 보던 것보다 많이 푸르러 진 곳이 많다. 삼십대 후반인 내가 어릴 때는 유독 대머리 산으로 불리우는 산들이 많았다. 이점은 많은 분들이 공감하리라고 본다.

30년의 미래만 보고 우리가 어릴 때 매번 식목일에 동원되어서 나무를 심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서울 근교의 수많은 산들이 그렇게 해서 나무를 심었는데 30년도 못되고 골프장으로 기타등등으로 다시 뽑고 있다.

 씁씁한 마음을 뒤로 하면 산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처음의 출발지인 하동교로 내려왔다.
하지만 정상서 만나 일본인들과도 얘기 했듯이 우리는 베리럭키하다 호다까의 일출을 봤고 아름다운 북알프스의 스카이라인의 전체를 눈에 그리고 마음에 담아냈으니 즐거운 산행이었다.

소리평 야영장에 자리잡고 캠프 사용료를 내고 텐트를 치고 난뒤에 부족한 쌀을 조금 산후에 저녁을 먹고는 캠프본부에서 장작을 사다가 모닥불을 피웠다.
일본 북알프스의 마지막 밤은 깊어만 갔다.
즐거웠던 산행과 함께.... 

 다음날 일본의 온천을 해보고자 북알프스 호텔을 갔지만 이용 시간이 버스 시간과 겹쳐 일본의 온천 구경은 포기하고 가미코지 주변의 가라사와강 산책로를 산책을 하며 지내다가 오후 2시경 다시 버스 터미널에서 동경행 버스에 올라 탔다.

동경 까지는 5시간 정도 걸려서 왔는데 버스는 두명의 기사가 타고 있어 정확히 두시간마다 기사가 교대로 운전을 한다.
안전한 운행이 보장되는 것 같아 기분은 좋았다.
오후7시경에 신주쿠로 도착해서 전의 민박집으로 갔다.

P/S:일본 산악 지명에 대해 설명 해드립니다.
일본은 산봉우리에 봉(峰) 보다는 악(岳)을 많이 사용 하며 '다께'라고 읽습니다.---" 북알프스정상 오쿠호다까다께"
계곡은 "사와"라고 읽고 강은 "가와"라고 합니다.--- "가라사와","다께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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