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베다 천산의 하늘에서 4

2007.03.17 00:47

박성민 조회 수:2549 추천:18

포베다 등반기

천산의 하늘에서4(2002 포베다원정기)
ABC (북 일책 빙하 캠프)로.....

7월20일 저녁에 도착 해서 3일간 비로 인해 헬기만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자니 나로선 1년 전의 데날리 등반이 생각이 많이 났다. 그때도 날씨가 안 좋아서 3일 동안 경비행기장을 왔다 갔다 했으니까..
데날리 등반은 나에겐 부담이 없는 아주 즐거운 등반이었다. 믿고 따르는 선배와 그 만큼 믿음직한 후배들과의 등반이었기에...물론 산악회 식구들을 편애 하는 건 아니지만 .....데날리 원정은 말하자면 산악회 내에서 나하고 가장 많은 등반을 했던 사람들과의 등반이어서 즐거운 마음에 임할 수 있었고 그만큼의 내게는 아주 유익하고도 나의 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면서 그 동안의 내 산행을 돌아다 보는 계기가 됐었다.

하지만 이번 원정은 원정대의 대장이라는 중책을 지고 물론 나중에 종섭형이 합류를 해서 부담감은 덜었지만 한번이라도 고산등반을 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의 차이는 존재 할 터 팀원 중에 나와 세웅이가 경험이 있고 나머지 대원은 처음 접해 보는 등반이라 흥분과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나는 과연 이 등반을 잘 끌고 갈수 있을까 하는 조심스러움과 모두를 무사히 인천 공항에 내려 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여러가지의 걱정 그리고 좋은 등반을 위한 팀원들의 운용에 대한 문제로 옅은 잠을 자는 날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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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콜캠프에서 헬기를 타기 전 5명의 팀원들과..)

7월24일 아침 날이 밝고 아침을 먹으면서 캠프스텝에게서 헬기가 올 것이라는 말을 듣고 전날 고소 지에 오른다며 먹었던 이뇨제 때문에 밤새도록 화장실에 왔다 갔다 하며 불면의 밤을 보낸 피로도 잊은 채 짐을 싸면서 카고백과 배낭을 헬기장에 올려 놓았다.
그 때 캠프의 스텝이 저울을 들고 오는 게 아닌가?!!
예상은 했지만 이들은 헬기에 실을 짐을 인당 규정 해놓고 오버 차지를 받는 것이다. 이때부터 러시아 캠프에 대한 신뢰가 깨지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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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타고 가고 오던 러시아 헬기)

짐을 실고 200KG의 오버 차지를 물고 나니 (KG당 1달러=200달러) 어이도 없고 허탈 하기도 했다. 이런 식의 정보 부족으로 또는 이해 부족으로 지출이 생기는 게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오전 부터 준비 하더니 반나절이 걸려 오전에 도착 해서 대기하던 헬기를 12시가 다 돼서야 탈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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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캠프로 출발 하는 외국의 등반대와 함께)


묵중한 헬기가 굉음을 내며 이륙 하면서 본 이곳의 풍경은 날아가면서 점차 바뀌기 시작 했다. 구릉초원지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점차 나무가 없어 지더니 급기야는 만년설의 봉우리를 넘어서자 마자 마치 알프스의 침봉을 보는 듯한 봉우리들이 탄성을 지어 내게 만들어 오전의 짜증이 다 물러가고 흥분감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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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일책 빙하)


만년설을 넘어 헬기는 빙하 지대를 통과 하더니 다시 빙하 아래 부분의 호수지대를 거처 군부대로 보이는 곳에 착륙을 했다. 밖을 보니 오성홍기가 걸려 있는 걸로 보아 이곳은 중국과 국경이다. 중국의 신강 자치구의 접경 지대인 것 같다. 이곳에서 여권을 걷어 등반 확인서를 제출하고 다시 이륙하여 거슬러 내려온 빙하를 다시 올라가 우리가 바라던 ABC인 북일책 캠프에 도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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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일책 아시아 투어 전용 캠프)


헬기로 빙하 위를 착륙을 해서 보니 헬기장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로 보아 아마 등반을 끝내고 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인가 보다.

천산산맥의 칸덴그리와 포베다 외의 천산 주변 산군 들의 등반지는 비용이 저렴하고 접근의 용이성으로 많은 유럽 등반가들에게 7000M급의 산을 등반 할 수 있다는 매력으로 이곳 캠프지에는 연간 약 1000여명의 등반가와 관광객이 찾아 온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헬기를 타고와 빙하에 착륙하고 빙하 체험만 하고 사진 촬영등 두시간 정도 체류 후 날라 가고 등반가들은 주로 칸덴그리 등반을 한다. 칸덴그리는 노멀 루트는 정비가 잘 돼 있어 년간 많은 수가 써미트를 한 다고 한다.

캠프는 이곳 한군데만 있는 게 아니라 북 일책 빙하 위에 5군데의 캠프지가 있고 이곳 헬기장에는 3개의 투어 회사들이 같이 쓰는 곳 이라 한다.

우리는 이곳에 내렸다가 바로 헬기를 타고 우리의 목적지인 C1으로 가기로 얘기를 했으나 다시 헬기가 오질 않고 그냥 날라 버렸다. 또다시 커뮤니케이션이 안된 것이다.

다시 캠프 치프에게 항의를 하니 전달을 받았는데 우리가 갈려는 포베다 캠프 지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착륙을 못한다고 다음 번 헬기 스케줄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미칠 노릇이다.
우리는 식사가 제공되는 ABC를 처음 부터 포기하고 헬기 스케줄로 잃어버린 날들을 메우기 위해 바로 C1으로 직행 하기로 하고 아콜에서 전달 하였는데 이것도 틀어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헬기를 원한 게 우리만이 아니라 우리와 같이 온 스페인 팀은 우리가 설치할 C1보다 더 상단으로 쉬빌리프라는 벽 등반을 위해 캠프를 칠 예정이며 짐도 우리보다 많고 포베다를 등반할 다른 한 팀도 있는데 그 친구들이 상황을 이해 하고 캠프를 배정 받아 버렸기에 우리도 할 수 없이 캠프를 배정 받고 헬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다음 헬기는 4일 뒤 28일에 온다고 한다. 고소로 머리가 아픈 게 아니라 이런 문제로 머리가 더 아프게 한다.

캠프에 도착 해서 아리따운 미녀 스텝의 안내를 받으며 캠프를 배정 받았는데 상단의 그림에서 가장 큰 터널 텐트가 식당 텐트이며 나머지는 등반대들에게 제공 되는 텐트이다.
이날 저녁 부 터 몇몇 대원들은 고소증상이 없는지 식사도 대충 하고 말이 없길래 모두 일찍 잠에 들기로 해서 해발 4100M의 빙하 위에서 처음 맞는 등반의 저녁을 맞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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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캠프의  임곡 산악회 표식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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