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신동엽길 - 북한산

2002.12.24 01:06

박성민 조회 수:2751 추천:4

신동엽길릿지

시인 신동엽길(북한산)

 소개 : 북한산 인수봉(810.5m)은 암벽시즌이 오면 서울, 경기지역 클라이머들로 붐빈다.
그러나 백운대(836.5m) 남벽은 약 300여미터의 대암벽임에도 불구하고 인수봉에 가려 그 빛을 보지 못했다.
그것은 백운대 남벽이 구파발쪽으로 치우쳐 있어 등반하러 가기가 인수봉보다 수월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봉의 번잡함을 피하고 한적하고 뻑적지근한 릿지등반을 원한다면 백운대 남벽으로 가봐야 한다.

백운대 남벽 릿지등반은 유려하면 서도 장중한 느낌으로 다가설 것 이며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클라이머의 감성을 사로 잡을 것이다.

경원대산악부가 남벽 릿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3년 늦은 가을이였다.
약수암릿지 아래 산골산악회 야영지에서 바라본 백운대 남벽 릿지는 그 스케일에 있어서 장엄할 뿐만 아니라 잘 발달된 슬랩과 크랙은 경원대산악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해 11월 중순부터 개척등반에 들어갔다. 개척기간동안 눈이 내리고 날씨도 추워 발이 시리고 손도 곱았지만 개척을 진행했다.
다음해 봄이 되자 다시 개척에 들어가서 6월경 개척등반을 마치고 릿지 이름을 『시인 신동엽 길』이라 명명했다.

이 릿지는 시인 신동엽길이라 이름 지었던 것은 1930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1967년 39세로 일생을 마감한 시인 신동엽씨를 기리기 위함이었다.
시인 신동엽씨는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 라는 장시로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에에 입선된 뒤 시집 『아사녀』와 서사시 『금강』을 발표했다.
그의 대표적 시는 『껍데기는 가라』『종로5가』 등이 있으며 민족 모순과 그의 바람을 노래했던 한시대를 앞서간 시인이였다.

릿지가는 길은 백운대산장을 지나 위문에서 구파발쪽으로 내려간다.
북한산장과 구파발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면서 백운대 남동벽이 위압적인 모습으로 다가선다.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백운대 남벽에 거의 왔을 때 남벽을 끼고 조금 돌면 백운대 남벽 바로 밑에는 망가진 한두개의 야영지가 있다.
등반로 출발점은 남벽 약간 좌측이다. 붉은 표지기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어 루트 찾기에는 쉬운편이며 릿지 출발점에는 확보용 살레와 볼트가 박혀 있다.

첫째마디는 바위띠(밴드)를 직상한 뒤 우측으로 길게 이어지는 밴드를 타고 올라간다. 밴드는 뱀꼬리처럼 이어져 있다. 밴드를 거슬러 올라가면 쌍볼트가 나온다. 여기가 첫째마디 확보지점이다.
둘째마디는 밴드를 따라 가다 직상 크랙을 좌향 레이백 자세로 오르면 짧은 크랙이 나타나고 이어 훼이스에 가까운 슬랩이 나타난다. 슬랩에서 균형을 잡고 일어서기가 무척이나 까다롭다. 둘째마디는 고도감이 세기때문에 신중히 할 수 밖에 없다. 훼이스상의 눈에 보이지않는 우측 실크랙을 잡고 오른뒤 우측 테라스에 확보를 한다.
세째마디는 반침니식 누운 크랙이 길게 이어져 난이도는 거의 없는 편인데, 몸이 밖으로 나온 상태에서 두발로 크랙 양 옆을 딛고 오르면 된다. 이어 넓은 테라스의 큰소나무에 학보를 하면 세째마디가 끝난다.
시인 신동엽길은 이 테라스부터 전망이 좋아져 가까이 약수암릿지 끝자락과 노적봉(716m), 겹경이 일어선 산줄기들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네째마디는 위로 각이 선 직상 레이백 크랙을 재밍을 이용하여 래이백자세로 오른후 크랙이 거의 끝날 무렵 우측으로 찢어진 크랙으로 진입하면 된다. 크랙의 홀드는 작은 나무 근처의 숨겨진 홀드를 더듬어 찾아낸 다음 크랙위로 일어선다.
그런 다음 크랙을 횡단하여야 하는데 균형잡기가 쉽지 않다. 트래버스가 끝나면 계단식 발디딤이 이어지고 신동엽테라스라 명명된 넓은 테라스에 도착한다.

다섯째 마디는 경사가 선 크랙을 우향 레이백 자세를 취하면서 오른발을 크랙에 잼밍하여 레이백을 오르면 우측으로 이어진 크랙이 나타난다. 그 크랙은 사람 몸이 절반 끼일 정도로 불편하지만 그 안을 잘 살펴보면 손가락 한 마디가 걸릴 정도의 작은 크랙과 미세한 홀드가 있다.
이곳에서 실크랙에 너트를 하나 설치한 후 크랙을 벗어나 발을 우측으로 뻗어 몸의 중심을 옮기면 된다. 크랙을 벗어나면 그 위로 직벽 크랙이 이어지는데 그곳 우측은 인공등반하는 구간이다.
둘째 볼트에 걸린 슬링에 발을 끼운 후 오른쪽으로 손을 뻗어 작은 홀드를 잡고, 작은 홀드 좌측에 발디딤을 하여 넘어가야 한다. 그 다음은 쉬운 사면이다. 우측 훼이스의 테라수에 진입하면 3명이 설수 있는 좁은 테라스에 볼트가 한 개 박혀 있다. 다섯마디의 끝이다.
본래 이 마디는 테라스에 볼트를 박기 전가지 50미터의 한 마디였는데, 자일 유통이 어려워 새로 볼트를 박아 한 마디를 더 늘였다.

다섯째 마디 위로 홀드가 양호한 슬랩이고, 우측으로 진입하여 두개의 볼트를 지나 짧은 덮개바위로 간다. 덮개바위를 레이백자세로 올라 침니로 진입하고, 침니속으로 들어간 뒤 바로 침니 밖으로 빠져나와 침니의 바깥 사면을 오르면 된다.
침니가 끝나면 쌍볼트를 지나면 전망대라 이름 붙인 넓은 바위가 나타난다. 여기서 주변 풍경을 음미하며 쉴 수가 있다. 전망대바위 좌측은 까마득한 절벽, 이곳은 고도감이 좋을 뿐 아니라 만경대릿지가 시원스레 보이고 용암문에서 걸어오는 등산객들도 보인다.

일곱번째 마디는 전망대에서 우측으로 난 숲길을 붉은 표지기를 따라 2분 정도 걸으면 우측으로 난 탈출로가 있다.

일곱번째 마디 출발점은 크랙 양 옆으로 홀드나 스탠스가 양호한 편이여서 오르기 쉽다. 작은 소나무를 딛고 80도 경사의 크랙을 지나면 우측 사선크랙이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면 4명이 설 수 있는 테라스가 나타난다. 여덟째마디는 좌측 사선 크랙이 그 출발점이고, 크랙은 중급 수준의 난이도지만 고도감은 상당한 편이다. 크랙을 따라 오르면 볼트가 나타나고 볼트에 퀵드로를 건 다음 슬랩으로 오르면 볼트가 한개 더 나온다. 볼트 우측 두 스텝의 짠 슬랩을 오르면 경치좋은 테라스에 도착한다.

마지막 마디에는 약 10미터 벽이 나타난다. 출발지점에는 가느다란 크랙이 나오고 첫번째 볼트를 지나면서 경사가 심한 페이스가 나타난다. 세번째 볼트를 지나 우측에서 올라오는 크랙과 만나고 크랙을 오르면 바로 위에 테라스에 확보를 한면 된다.

아홉번째 마디가 끝났다고 등반이 끝난 것은 아니다. 좌측 크랙에 프렌드를 하나 박고 약 5미터를 등반하여야 하는데 그 밑에는 아찔한 낭떠러지다.
등반마디가 짧지만 자일 유통 잘 안 되기 때문에 고생을 한다. 이 벽을 오르면 넓은테라스가 나온다. 짧은 암릉처럼 생긴 지점으로 올라가면 릿지등반은 끝이 난다.

철계단을 따라 백운대를 향해서 좌측 길로 돌아서면 원효릿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백운대 정상에서 등산로를 따라 하산한다.

안내 : 시인 신동엽길의 들머리는 백운대 남벽에 있다.
남벽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백운산장에서 위문으로 올라가 구파발쪽으로 내려오다가 약수암으로 가기 전에 남벽을 우측으로 끼고 돌아서면 릿지 출발점이 나온다.
릿지 출발지점은 바위띠(밴드)가 있으며, 우측사선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백운산장에서 시인 시동엽 길까지는 약 20분 정도가 걸린다. 등반 출발지점은 붉은 표지기가 나무가지에 걸려 있어 찾기가 쉽다.

이 릿지는 등반자의 추락이 예상되는 지점엔 볼트가 박혀 있어 안전한 등반을 즐길 수 있다. 이 길은 슬랩과 크랙 침니등의 다양한 등반을 할 수 있으며, 등반 최고 난이도는 5.10급 그리고 이 루트는 전반적으로 상당한 완력과 밸런스, 부분적으로 대담성을 요구한다. 도한 고도감이 상당할 뿐 아니라 만경대릿지, 노적봉, 염초봉, 한강 등 주변 경관이 수려하기 때문에 릿지등반의 ㅊㅁ맛을 느낄 수 있으며 마치 장엄한 서사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시인 신동엽길의 등반 인원은 중급이상 클라이머 3명이 가장 알맞으며, 등반 경험이 부적한 클라이머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중급이상 클라이며의 등반시간은 3인1조로 했을 경우 약 6시간 등반 인원이 4~5명일 경우 약 8~ 10시간이 걸린다.

『탈출로』는 여섯째마디 전망대에서 우측의 붉은 표지기를 따라 가면 백운대 남동벽이 나온다. 그곳에서 좀 더 걸어가면 주 등산로가 나오고 이정표가 보인다. 또 다른 탈출로는 여덟째 마디 등반이 끝난 후 조금 걸어오르다 아홉번째 마디 페이스 우측 밑으로 돌아가면 된다.
이 탈출로는 백운대 정상으로 이어진다. 등반중 탈출하려면 자일 2동이 있어야 한다. 자일 2동이면 백운대 남벽까지 내려설 수 있다.

이 루트는 낙석의 위험은 거의 없는 편이나 다섯번째 슬랩을 지나 침니로 진입하기 전에 잔돌들이 조금 있으니 조심하여야 한다.
2인 1조의 경우 자일 1동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퀵드로 10개, 프렌드 1조가 있어야 한다.
다섯째마디 오버행 아래 크랙에는 고정용 너트를 한 개 설치되어 있으나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 작은 규격의 너트를 꼭 준비하여야 한다. 특히 이곳은 너트가 없으면 등반이 거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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