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릿지 - 북한산

2002.12.24 03:06

박성민 조회 수:2339 추천:2

원효릿지

원효릿지(북한산.서울)

 소개 : 워킹에 이력이 난 사람이라면 늘 새로운 산행을 꿈꾼다. 보다 어려운 것에 대한 성취욕구, 일반인들은 오르지 못하고, 가지 못하는 암릉이나 암벽등반을 하고 싶어진다.
특히 인수봉이나 선인봉 등에서 암벽등반을 하는 산악인들을 멀리서 바라볼 때는 동경심까지 생기기도 한다.
서울 근교에서 전문적인 암벽능력은 없더라도 도전심과 성취욕을 느낄수 있는 등반 코스는--- 도봉산 포대능선은 잦은 사고를 이유로 철 구조물을 설치해 놓아 암릉 등반의 묘미가 반감되어 버렸고, 관악산 팔봉능선은 너무 싱겁다. 그렇다고 숨은벽 릿지나 만경대릿지는 다소 버겁다.

그런 면에서 원효릿지는 암벽등잔의 매력에 눈뜨기 시작한 초보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코스다.
대서문에서 백운대까지 이어진 능선을 원효봉능선이라 부르는데. 암릉등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은 원효봉 지나 상운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부터 배운대까지다. 수십미터씩 되는 암봉을 넘어야 하는 곳은 없다. 대부분 5미터 내외의 봉우리와 오름길 내림길이 연이어져있다.
그러나 암릉 좌우로 깎아지른 벼랑이라 고도감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중간중간 짧지만 매운 곳도 나타나 초심자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또한 원효봉 능선이 끝나는 지점이 북한산 상봉인 백운대라는 점도 성취감을 더해 준다.
북한산이나 도봉산에 가면 원효도사, 포대도사라 불리는 등산객들이 있다. 주로 40대 남자가 대부분인 이들은 산행경력도 많을 뿐더러 원효봉능선과 포대능선을 밥 먹듯이 오르고 내려 온자서도 잘하는 꾼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들은 어느 지점에 가면 어느 곳에 발디딤과 손잡이가 있다는 것을 손금 보듯 환하게 알고 있다.
이 도사들 때문에 종종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원효릿지에 대한 무지한 등산객들은 멋모르고 그 도사들을 따라가다 사고가 나는 것이다. 손만 뻗으면 척척 손잡이가 걸리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하다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
원효릿지는 능선의 오르내림이 5m 내외인 곳이 많지만 초급자 이상의 등반실력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곳이 몇군데 있다. 또한 능선 좌우는 나무 한 그루 없는 까마득한 벼랑이라 추락하면 저승길로 직행한다. 중급이상의 실력자를 리더로 최소한의 기본장비를 갖춘다면 짜릿한 산행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 역은 사시사철 일요일만 되면 그만큼의 등산객이 항상 붑비는 곳으로 유명하다. 156번 버스종점에 내려 북한산성 대서문(大西門)을 향해 가면 주변에는 잡상인이 많이 있다. 대서문을 지나 10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북한산성계곡과 왼쪽으로 위문 대운대로 가는 길이 갈린다. 왼쪽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원효봉능선을 제대로 다려면 대서문에서 왼쪽으로 산성을 따라 원효봉으로 올라야 한다. 그런대 원효봉까지 순전히 게단길이라 릿지등반을 하는 묘미가 없다. 그래서 갈림길에서 10분쯤 가면 몇개의 층을 이루면 떨어지는 밋밋한 폭포가 나타난다. 개연폭포다. 이곳에서 등산로를 버리고 계곡을 건너면 잡목사이로 완만한 슬랩과 돌무더길이 연이이진다.
별다른 흥미를 끌지 못하는 길은 10분쯤 오르면 원효봉 정상에서 부터 흘러내린 거대한 슬랩이 나타난다. 중간중간 작은 소나무가 띠를 두르듯이 자라 있는 것을 빼고 매끈하게 흘러내려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스럽다. 경사가 40도쯤 돼 보이는 슬랩을 올라야 한다.
40m슬랩을 올라가 원효봉 왼쪽으로 돌아야 한다--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갈 수도 있지만 원효릿지에 원효봉으로 오르기 위해서다. -- 왼쪽으로 돌아 잡목숲을 헤치고 나가면 대서문에서 산성을 따라 오르는 등산객들의 소리가 들린다. 이곳에서 원효봉까지는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중간중간 바위들이 있지만 위에서 당겨주고 아래서 받쳐주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어렵지 않는 길이다. 원효봉 정상까지는 10분 정도의 거리다.
원효봉 정상에 서면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염초봉과 백운대에서 오른쪽으로 간 만경대, 노적봉, 산성 주능선, 의상봉 능선이 기골장대한 장수처럼 늠름하게 서 있다.
원효봉에서 염초봉 사이의 잘루목까지 내려가는 길은 원효릿지에서 유일하게 흙을 밟을 수 있는 곳이다. 5분쯤 내려가면 상운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전문산악인이 아니면 가지말라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다. 오름길을 5분쯤 오르면 15m 정도의 슬랩이 나타난다. 본격적인 릿지등반이 시작되는 곳이다. 슬랩 아래로 상운사의 지붕과 작은 텃밭이 보인다. 슬랩을 지나면 낙석지대 위험이라 적힌 표지판이 나타나고, 길은 조금 험해진다.
작은 크랙을 올라서면 길은 오른쪽으로 돌아서 오르게 되어 있다. 뒤를 돌아보면 까마득한 벼랑이라 가슴이 철렁인다. 발 딛기 좋게 정으로 계단 식으로 쪼아 놓은 흔적이 역력하다. 그곳을 지나면 염초봉 정상까지 작은 오름이 연속으로 나타난다.
정상 직전 키높이로 턱진 곳은 오른쪽으로 크랙을 잡고 오르는 길과 왼쪽 끝으로 담을 타 넘듯 팔로 바위턱을 짚고 튀어 오르며 오르는 두 길이 있다. 왼쪽길이 쉽다.
염초봉에서 4m정도 클라이밍다운을 하는 V자로 파진 곳으로 원효릿지의 첫번째 난관이다. 등을 벽에 붙이고 양팔과 양발로 바위벽을 밀며 내려가는 것이 정석이다.
원효봉에서 내려서면 능선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산성이 이어진 길로 내려섰다 다시 오르는 길이다. 암릉은 오른쪽으로 휘어져 곧장 백운대로 이어진다. 백운대에서는 야호를 지르는 등산객들이 지척에 보이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암봉들이 많다.
암릉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곳에서 얼마 오르지 않아 인수봉 정상 오르기 직전에 있는 영자크랙 비슷한 곳이 나타난다. 손잡이와 발디딤이 풍부하고 마지막 손잡이가 둥그런 홈으로 파여져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지만 밑으로 까마득한 절벽이라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 초심자는 위에서 확보를 해 주어야 마음이 놓이는 곳이다.
키가 작은 사람은 손잡이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이곳을 지나면 말바위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다. 발바위는 오른쪽에서 보면 모양새가 말 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곳이다. 원효릿지에서 두번째로 만나는 어려운 곳이다. 3m 정도의 크랙을 올라야 하는 곳으로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갖추어야 오를 수 있다. 선등자가 먼저 올라 테이프슬링이나 자일을 내려주어 확보를 한 상태에서 올라야 안전하다.
크랙을 따라 오르는 것이 싫으면 오르쪽으로 슬금슬금 기어서 가는 개구멍이 있다. 개구멍은 지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지만 고개만 옆으로 돌려도 까마득한 벼랑이 입을 벌리고 있어 가슴을 졸이는 곳이다. 암벽장비를 구비하지 않은 원효도사들은 대부분 개구멍을 통과한다.
말바위 크랙 앞에는 사람들이 몰려 씨름하고 차례를 기다린다.
말바위를 지나서도 길이 만만치 않다. 바위가 어렵다기보다 까마득한 절벽이 주는 위압감 대문이었다. 말바위를 지나서 50m쯤 암릉을 타오르면 왼쪽으로 개구멍으로 빠지는 길과 오른쪽으로 봉우리에 올라 5미터쯤 하강하는 곳이 있다. 원효릿지에서 세번째 만나는, 마지막 어려운 곳이다. 왼쪽에 있는 개구멍은 뚱뚱한 사람은 채 몸이 들어가지 않는 구멍으로 아차하면 떨어지기 십상이다.
하강준비를 해야 한다. 개구멍을 통과하는 곳에서 연신 곡소리가 터진다. 겁에 질린 사람들이 지른 비병소리다.
하강을 한 곳에서 어렵지 않은 마지막 바위를 타넘으면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백운대다.


안내 : 원효릿지 등반에서 잊지말아야 할 것은 두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모든 암벽등반이 그렇듯이 비가 올 때나 겨울철에는 등반을 하지말라는 것이다. 비가 올 때는 바위 미끄러울 뿐 아니라 바람이나 폭풍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추락의 위험이 있다.
두번째로는 아무리 자신이 있다하더라도 최소한의 확보장비는 가지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초심자를 데리고 갈 경우 자신이 하는 것만 생각하고 무리한 동작을 요구하면 큰사고를 부를 수 있다.
원효릿지 출발점은 보통 대서문에서 산성 계단길을 따라 원효봉으로 올라서 가는 길과 위문~ 백운대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상운사로 올라서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원효릿지에 웬만큼 이력이 났다면 위문으로 올라가다 개연폭포에서 슬랩을 따라 원효봉으로 오를 수 있다.
원효봉 정상 못미쳐서는 바위의 기울기가 급하므로 좌우로 돌아서 가야 한다. 원효릿지에서 어려운 곳은 크게 세군데를 들 수 있다. 염초봉 정상에서 4m 가량 내려가는 V자 형의 바위, 말바위 크랙과 개구멍, 말바위에서 50M 후에 있는 개구멍 바위가 그 곳이다.
이 곳에서는 리더가 먼저 올라 초심자들읭 확보를 봐 주어야 한다. 이 밖에도 높이는 얼마되지 않지만 가다로운 곳들이 가끔씩 나타난다. 키높이 이상되는 곳은 별로 없으므로 리더가 먼저 올라서서 손을 잡아 글어주거나 테이프슬링 등으로 확보를 해주는 것이 좋다.
원효릿지를 오르는 데 필요한 장비는 릿지화 안전벨트, 하강기, 확보줄, 보조자일(혹은 테이프슬링) 20미터면 충분하다.
그러나 원효릿지를 오르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맨 몸으로 오르는 경우가 많아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대서문에서 원효봉~ 염초봉~ 백운대까지 산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빠르면 3시간 30분, 초보자가 끼거나 중간에 등산객들에 밀리면 5시간 이상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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