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데랑(Dent d′herens, 4,171m)

당데랑(Dent d′herens)은 온통 얼음으로 무장한 높이 1,300미터의 북벽으로 유명하다. 광막한 티펜마텐 빙하의 파도 위에 깍아지른 듯이 솟아있는 이 북벽은 마터호른에 가려 쩨르마트에서는 볼 수 없으나 쉔빌 산장으로 가는 도중에 칼버마텐을 지나면 그 웅장한 전모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어렵기로 소문난 이 북벽은 1925년 8월 10일 1930년대를 주름잡았던 당대의 명 클라이머 벨젠바하와 알바인에 의하여 초등정되었다. 그러나 이탈리아쪽의 남면은 그랑드 무레이유 빙하의 얼음창고에 거대한 암괴가 하늘 높이 솟아나 있기는 하지만 북벽에 비하면 그 중량감이 떨어진다. 서쪽의 아오스타 산장(Aosta-hutte)에서 노말루트가 시작되는데, 당데랑의 초등정은 1863년 8월 12일 W. E. 홀 일행에 의하여 이뤄졌다. 빙하 위를 걷는 코스는 다소 지루하지만 산등에 들어서면 베르그슈룬트가 나타나 아찔하고 짜릿한 등반감을 느낄 수 있으며, 전위봉을 전후한 남서측의 사면은 바위, 눈, 얼음이 뒤섞여 있어 변화가 무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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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하여 북서측의 사면은 얼음의 장애물과 크레바스가 산재해 있어 다소 어렵다. 티펜마텐 빙하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세라끄의 빙탑군이 위험하지만 서릉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쉔빌 산장을 기점으로 서릉의 기슭을 경유하여 티펜마텐의 콜로 오르는 것이 좋다. 또 서릉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서쪽의 아오스타 산장도 적절한 등산기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