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씨 워커(Lucy Walker, 1835∼1916)

1913년부터 영국 레디즈알파인클럽에 가담하여 1916년에 명실공히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산악인으로서 회장을 역임하는 등 생애의 모든 정열을 등산에 바친 여성산악인이다. 그녀의 가족 중에는 당대 유명 산악인이 많았는데, 그녀의 부친 프랭크는 나이 50이 되어 등산을 시작한 리버풀의 상인이었고 오빠 호레이스 워커는 빅토리아 시대 최고의 산악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독신으로 생활한 그녀의 알프스에서의 초등은 나이 21세 때 등정한 밤호른(Balmhorn)이었다. 같은 해 우리 산악인이 익히 알고 있는 아이거를 제4등 하였고 이듬해 미밍패스(Miming Pass)를 두 번째 횡단하였다. 이후 그녀의 괄목할만한 기록은 나이 36세 때인 1871년에 오른 마터호른 제 17등을 들 수 있다.

23세 때부터 44세가 되는 해까지 21년간 격렬한 클라이밍과 산정을 오르면서 당시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기 시작한 등산복 바지 차림을 거부하거나 겉에 펑퍼짐한 치마를 입은 채 등반한 것으로 이름나 있다. 주로 6∼7월에 등반을 해왔던 그녀가 오른 봉우리의 수는 104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