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후벨 [Alphubel]

2002.12.18 16:27

시샤 조회 수:1785

알프후벨(Alphubel, 4,206m)

알프후벨(Alphubel)은 미샤벨 연봉의 기점에 알라린호른과 함께 있으며 사스페 쪽에서 바라보면 망막한 빙하 위에 우뚝 솟아있는 거대한 코끼리처럼 보인다. 멀리서 바라보면 만년설의 구릉에 묻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갈수록 산의 윤곽이 뚜렷해지며 평탄해 보이는 만년설의 플라토가 갑자기 4,060미터 근방에서 그 봉우리를 하늘 높이 치켜 올려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봉의 남면은 활모양을 이루고, 서릉은 4,164미터 지점에서 정상 남면에 형성된 어깨부근까지 닿아오면서 그 끝을 맺고 있다. 이에 반하여 높이 4,116미터의 북봉은 북서쪽으로 300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그 머리를 내밀고 있다. 북봉은 인접봉의 태쉬호른을 잘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와 같은 곳이다.
오늘날 알프후벨은 알라린호른과 함께 페 빙하 위에 케이블카가 설치되고 높이 약 3,500미터의 미텔 알라린에 위치한 메트로 알핀(Metro-Alpin)까지 단숨에 올라갈 수 있게 됨으로써 접근이 비교적 쉬운 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래 고산이 지니고 있는 위험은 여느 알프스의 봉우리와 다를바가 없다.  

--------------------------------------------------------------------------------

알프후벨은 태쉬(Tasch)쪽과 사스페(Saas Fee) 쪽과는 그 생김새가 전혀 다르다. 태쉬 쪽에서 본 알프후벨은 노출된 바위투성이의 암괴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하여, 사스페 쪽에서 바라본 알프후벨은 만년설에 뒤덮인 백설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 알프후벨의 초등자들은 마터 계곡의 태쉬 마을을 등산기지로 삼아 22년후에야 등정에 성공했지만, 태쉬 쪽에서의 접근에 이 산의 적나라한 본연의 생김새를 더 면밀하게 알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 초등정 코스는 노말루트(태쉬산장®알프후벨요호®남동릉)로서 아직도 많은 알피니스트들이 여전히 이용하고 있는 코스다. 이 코스는 서쪽 방면에서 더 붐비는 편이며 태쉬산장은 대피소로서 등산기지 역할을 한다. 이에 반하여 동릉은 사스페 쪽에서 오르는 노말루트로 되어 있다. 먼저 페 빙하 한복판에 튀어나온 돌섬에 위치하고 있는 랭플루(Langfeluh) 산장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다음 빙하를 거슬러 올라간다. 또 하나의 코스는 사스페에서 출발하여 미텔알라린에 위치한 메트로 알핀까지 케이블카로 오른 다음 페 빙하를 가로지르고 페요호를 경유하여 알프후벨의 정상에 오른다. 이 코스는 랭플루에서의 접근보다 거리는 다소 짧지만, 페콥브를 넘는데 조금 힘이 든다.  

--------------------------------------------------------------------------------

북릉에서의 접근은 1966년 미샤벨요호에 비박용 대피소가 설치된 이래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교적 어려운 등반기술을 요하는 서릉코스가 있는데, 일명 로트그라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루트는 서릉에서 남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코스다. 이 루트는 1889년 초등정된 이래 50년 동안이나 재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서릉 선상에 적당한 대피소나 등산기지가 없었기 때문이며, 1945년이 되어서야 태쉬산장이 세워졌던 것이다.
서릉의 로트그라트는 단단한 암릉이 특징이다. 로트그라트는 북릉을 경유하여 미샤벨요호에서 하강하여 태쉬산장으로 돌아오는 종주코스의 발단으로 흥미있는 코스다. 이 역코스도 좋은 종주코스이다. 이 종주코스는 서릉, 북릉 및 웨스트의 늑골릉 등 암릉과 설릉의 혼합루트이며 수준급의 등반기술이 요구되므로 클라이머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코스다. Ⅳ급의 난이도를 요구하는 웨스트의 늑골릉은 1945년에 처음으로 등정되었다. 이 루트는 알프후벨의 북봉으로 연결되어 있다.
랭플루에서 시작하는 등반은 기술적 난이도가 별로 없다. 그러나 페 빙하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때 중간쯤에서 크레바스 지대를 통과하고 복잡하게 부서진 얼음조각들이 널려있는 쇄빙(碎氷) 지대를 통과하여 베르그쉬룬트를 넘어야 한다. 날씨가 좋은 경우에는 스키로 꼭대기까지 도달할 수 있다. 여하튼 이 까다로운 구간을 넘어서야 하는데, 일단 설사면에 붙으면 쾌적한 등반을 즐길 수 있다. 단 서면쪽에 발달된 눈처마를 조심해야 한다. 노말루트를 오르는 경우 이 까다로운 구간을 넘어선 다음에 그대로 상부의 설사면에 붙지 않고 왼쪽으로 비스듬히 횡단하면 약 3,800미터의 알프후벨요호에 도달할 수 있다. 여기에서 정상까지 쾌적한 남동릉의 등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정상 직하에 발달돼 있는 설면과 설벽을 경유하는 등반에서는 멋진 알프스풍의 등반을 만끽할 수 있다.  

--------------------------------------------------------------------------------

태쉬 산장은 1945년 스위스산악회가 높이 2,701미터 지점인 알프후벨 남서면의 서릉에 건립한 것이다. 태쉬 산장의 주변에 핀 에델바이스의 동산에서 출발한 다음, 남면의 알프후벨 빙하를 경유하여 알프후벨요호에 도달하는 이 코스는 등반가치가 있는 좋은 코스다. 빙하의 혀를 오르는 등로에서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목가적인 아담한 고산의 호수를 3,00미터 지점에서 옆에 끼고 통과하게 된다.
아침 일찍 출발하면 요호에서 아름다운 일출광경을 볼 수 있다. 8월 초순경 새벽 5시경에 떠오르는 일출의 광경은 정말 일품이다. 요호에서 시작하는 넓직한 능선은 남동릉의 돌기부분과 만나면서 고도를 높여간다. 그리고 얼마후 정상 직하의 200미터 부근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만년설의 설사면에 올라서게 되면 빙설면이 피켈을 찍어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고 눈부신 청빙 일색의 빙설벽을 만난다.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보통 요호에서 정상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고도는 정확히 424미터. 내려올 때는 올라온 코스를 따라 하강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

펠스킨(2,991m)에서 미텔알라린(3,456m)까지 지름 4.2미터 길이 1,723미터 규모의 지하궤도가 1981년 9월에 착공, 1984년 12월에 완공을 보게 된 후, 1986년 7월에 미샤벨 산군의 파노라마를 바라볼 수 있는 "메트로알핀"의 회전용 파노라마 레스토랑이 만들어진 다음부터는 알프후벨과 알라린호른의 등정이 더 수월해졌다.
메트로 알핀에서 페빙하를 가로질러 페요호로 진출한 다음, 높이 3,889미터의 페콥브를 오르고 알프후벨요호로 내려간다. 여기서 남동릉을 경유하여 정상으로 향한다. 페요호에서 페곱브까지는 Ⅱ급 정도의 암벽등반의 난이도가 필요하다. 페콥브의 꼭대기는 만년설의 설봉이다. 여기서부터 알프후벨요호를 경유하는 알프후벨의 남동릉은 만년설의 설릉이다. 경사는 비교적 완만하나 정상 직하에서 다소 가팔라진다.  

--------------------------------------------------------------------------------

1884년 영국에서 출판된 레슬러 스테펜의 '더 플레이그라운드 오브 유럽(The playground of Europe)'은 초기 알프스 등산을 이해하는데 훌륭한 책이다. 레슬리경은 알프스를 이를테면 등산의 운동장으로 생각하고 서부 알프스와 동부알프스의 초기 등산 현황에 대하여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레슬리 스테펜은 1832년에 태어나 캠브리지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쳤다. 그리고 소용돌이치는 분규 속에서 자신을 불신하는 방어책으로서 필적으로 대항하여 많은 글을 썼다. 그의 저서는 성직자나 학자들에게 그를 배신자로 낙인을 찍히게 했으나 '유럽의 운동장'은 세계산악계에 불후의 명작으로 남게 되었다. 그의 동향사람 모티머는 레슬리 스테펜은 긴 기도 대신에 긴 산책과 등산을 더 좋아했다고 술회했다. 당대의 많은 사람들은 그가 알프스의 등산을 더 좋아했다고 술회했다. 당대의 많은 사람들은 그가 알프스의 등산체험을 신비화하고 등산을 합리적인 면이 있다고 말한 그를 비난했었다. 레슬리 스테펜은 1860년 8월 9일에 같은 고향사람인 힌치립, 그리고 안데렉과 페터 페렌의 가이드와 함께 알프후벨요호에서 남동릉을 경유하여 처음으로 알프후벨의 정상에 올라 섰던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9 어택 캠프(Attack camp) 시샤 2002.12.18 1894
268 어드반스 캠프 [advanced camp] 시샤 2002.12.18 2474
267 어깨 재밍 [off width jamming] 시샤 2002.12.18 1512
266 양말 시샤 2002.12.18 1504
265 얌누스카 [Mt. Yamnuska] 시샤 2002.12.18 2036
264 앵커 [anchor] 시샤 2002.12.18 1255
263 앨버타 [Mt. Alberta] 시샤 2002.12.18 1731
262 애시니보인 [Mt Assineboine] 시샤 2002.12.18 1911
261 애벌란치 [avalanche] 시샤 2002.12.18 1993
260 압자일렌 [Abseilen] 시샤 2002.12.18 1802
259 암벽화 [Climbing Shoes] 시샤 2002.12.18 1619
258 알피니스트 [Alpinist] 시샤 2002.12.18 1560
» 알프후벨 [Alphubel] 시샤 2002.12.18 1785
256 알프스 [The Alps] 시샤 2002.12.18 1666
255 알파인 클라이밍 [alpine climbing] 시샤 2002.12.18 1754

로그인

오늘:
45
어제:
134
전체:
850,104

현재 접속자


Copyright(c) 1982-2014 All rights reserved. 임곡산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