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등반
일반적으로 히말라야, 알래스카, 안데스, 남북극 등 멀리 떨어진 산으로 등반대를 조직하여 나서는 것을 원정등반이라고 한다. 영어에서는 엑스피디션(expedition).
등산의 모험성과 미답지로 향한 동경을 집약한 원정등반은 많은 자금이 필요해 미답의 고봉이 남아있었던 시대에는 국가 같은 큰 조직이 나서는 일종의 이벤트였다. 당연히 등정 성공률이 높은 극지법, 또는 포위법이 많이 채용되었고, 가볍고 훌륭한 장비나 식량이 없었으므로 등반에 필요한 대량 물자를 수송하기 위하여 많은 포터가 필요해 '원정'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대카라반이 편성되었다.
이와 같이 등산이 대규모화 된 결과, 등정의 성패는 개인보다도 조직력에 힘입은 바 컸다. 세계의 이름난 고봉 거의가 등정된 오늘날에도 고봉으로 향한 원정은 성행하고 사정도 별로 변한 것이 없다. 이는 재등정에 새로운 도전 방법이 계속해서 마련됨과 동시에 원정 자체가 일부의 엘리트 산악인들만의 것이 아님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소수의 기동성 있는 야심적 등반대의 출현은 세계 산악사를 다시 쓰게끔 만들었다. 소수에 의한 원정등반은 1930년대부터 영국의 에릭 쉽튼, 해롤드 틸만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시작했는데, 위험이 따르는 반면에 대조직이 갖기 어려운 산악인 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더 있었다. 최근에 와서는 장비, 식량 등이 경량화되고 무산소 산행의 가능성을 넓힌 고소 생리학의 연구가 진보한 오늘날, 다시 각광을 받게 된 것도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