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날리-맥킨리 20,320 피트로의 여행 3....

2002.12.18 12:39

박성민 조회 수:1709 추천:8

현재 시간으로 오전 10시쯤 도착했다.

한국시간과 18시간 시차가 나고 출발일과 같은 날짜이다.

비행기에서 내려서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국현형과 나는 세관검사의 휴대 품목 중에 우리가 가져간 부식을 기재 하느냐 마느냐로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기재를 하기로 했다. 미리 알아본 현지 정보에 농수산물의 반입은 철저하게 통제한다고 했으니 괜히 없다고 했다가 짐을 다 까는 봉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등반 부식을 한국에서 거의 준비를 해왔다.(원정 식량 부분은 추후 자세한 설명)
기호품 서부터 심지어는 젖갈류도 준비를 해와서 미국인들이 아마 놀라 지나 않을까 하는 고민으로 긴장 되게 세관 검사대 앞으로 갔다.

이미 기내에서 세관 신고서에 농산물 반입에 대한 신고를 기입할까 말까에 대하여 고민을 하다가 일단 공란으로 나갔는데 마침 세관 앞에서 교포분을 만났다.

이분은 알래스카로 입국하는 한국여행자들에 대한 도우미 같은 분인데 이분에게 우리의 상황을 설명하니 이분께서 한국등반대에 대해서는 세관에서 관대하니까 솔직하게 등반 식량이라고 말을 하고 세관에서 검사를 받으라고 하셨다.

이곳 알래스카 국제공항은 미국 국내선 공항 보다 규모는 약간 작지만 일봉의 허브 공항이고 북미에서 아시아 권으로 넘어가는 비행기의 중간 기착지가 되는 곳이라 많은 아시아 여행객이 드나들어서 아시아 권의 언어로 여러 가지 의사 소통이 가능한 공항이다. 특히 한국인 교포의 종사자 분들이 많아서 기착 후에 면세점에서도 한국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면세점 자체의 물건도 유명 여행지의 공항 면세점보다는 좀 싼 것 같았다.

세관검사원에게 우리는 한국에서 온 등반대이고 카고 안에는 우리의 등반식량이 있다고 했더니 반가이 웃으며 풀어보라고 한다.^^;

그중 카고 하나를 풀어보니 포장김치,라면,즉석식품등이 나오는데 이것을 본 세관원이 크게 웃으며 '이것은뭐냐?' '저것은 뭐냐?' 하며 묻는다.
우리는 이건 김치고 (you know inch?) 저것들은 우리 스태미나 식량이다.(어리굴젖과조개젖등)..........

그 스태미너식 이란게 머냐고 집요하게 물어서 우린 프리져브(preserve)또는 피클(pickles)이다 라고 했다. 하긴 절임 음식이니까.

물론 이것을 까보라고 했으면 난리가 났을꺼다. 갈치젖 냄새는 장난이 아니었으니까. 우리는 이런 젖깔류를 정말 고소지대에서 없는 입맛을 보충 하려고 날진 수통에다 각각 1통씩을 준비 해온 것이다.
이때 그 한국분이 친절하게 옆에서 다시 그 세관원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주셔서 그 친구는 흔쾌히 웃으며 세관을 통과 시켜 줬다.

하지만 그게 유쾌한 웃음이었는지는 잘 알 수가 없다. 사람은 낌새라는 게 있으니까.........

어찌했든 우리는 미국땅을 밟게 됬다.
처음 원정대는 7명이 신청을 했지만 비자가 나오지 않아 못오게된 우리의 나머지 식구들의 배웅을 뒤로 하고 미국이라는 곳에 들어 오게 된 것이다.

미국에 도착하면 서의 첫느낌 ......

역시 냄새가 틀리다. 버터 냄새라는 것 ^^ 이 냄새는 이미 미국 대사관에서도 맡아본 냄새다. 미국의 냄새라는 것.
일본에 갔을 때도 나리따에서는 일본의 냄새가 났었고 태국의 돈무앙 공항에서도 태국특유의 안남미 냄새가 났었다. 우리는 마늘 냄새가 나겠지 ^^
모두들 각기 고유의 냄새가 있는 것이다.

공항 밖으로 나가서 일행들과 미리 픽업오기로 한 사람을 찾아 봤는데 아무도 우리를 픽업을 오질 않았다.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인가!
한 십여 분을 기다렸는데도 아무도 우리를 아는척을 안하고 비행기 시간이외에는 정말 썰렁한 이공항에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를 반복하다 예약을 해둔 경비행기 회사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를 해보았는데 픽업을 나간 친구가 안갔냐고 반문을 한다.
아니 이녀석들 봐라 이 친구들 미국인들 맞은가?

한시간 정도 공항 밖에서 기다리면서 알래스카의 기후를 느꼈다. 약간 쌀쌀한 초봄의 날씨라는 것 공항 주변에도 여기저기 치워 놓은 눈이 녹은 흔적이 있었다.

조금 있다가 정말 우리말로 구한말에서나 봤을 듯한 밴 한데가 우리에게 오더니 우리를 찾는다. 이친구가 우리를 픽업 하러 온 모양인데 이 친구는 미안한 기색도 없다.

이 밴을 타고 가면서 우리의 목적에 관해 설명 해줬다.
일단 와실라에 가서 장비를 좀 살꺼구 그곳에서 식량도 좀 살꺼다. 그리고 오갑복 씨를 아는가 물어 봤더니 일정은 오케이 했고 오갑복 씨도 잘안다고 한다. 대신 자기가 잠깐 들릴 곳이 있으니 시간을 좀 달라고 해서 우리도 오케이 했다.
이친구는 탈키트나의 식당에 물건을 배달을 맡으면서 우리의 픽업도 맡았는지 시내에서 연어처리공장에서 물건을 두박스 정도 실터니 출발을 한다.

앵커리지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한시간정도면 도착하는 와실라는 국도변으로 형성된 마을 이고 주민들은 주로 앵커리지로 출 퇴근 하는지 러시아워 시간에는 차가 꽤 많이 국도를 메우고 있었다.
이 도로변에 재미한국인 오갑복씨가 운영하는 윈디코너라는 장비점이 오늘 우리의 경유지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오버슈즈와 설피를 구하기로 했다.

보통의 한국 원정대는 이미 국내에서 오갑복씨와 통화 하여 구할 장비 목록을 전해주고 오갑복씨의 집 앞마당에서 하루를 쉬면서탈키트나로 가서(오갑복씨가 차량 픽업도 해줌) 입산을 하는데 우리는 면식도 없는 분에게 신세 지는게 좀 미안해서 처음부터 경비행기 섭외부터 입산신청등을 우리 자체적으로 하고 이곳에 왔다.

윈디코너에서 오갑복씨를 찾으니 그는 없고 미국인 점원만 있는데 오버슈즈가 사이즈가 모자라고 설피도 현재 여기에 없다란 것이다.
부탁을 하여 오갑복씨와 통화를 하자고 하니까 앵커리지에 있는 윈디코너분점의 한국점원을 통화 시켜준다.

현 사정을 이야기하니까 탈키트나의 원디코너분점에 설피와 오버슈즈가 있으니 일단 탈키트나로 가보란다.

우린 경비행기를 섭외하면서 K2라는 업체와 했는데 이곳에서 가장 큰 상업 경비행기 회사이고 우리의 픽업은 물론 패키지로 하루밤의 호텔 숙소도 제공한다는 조건이 맘에 들어 산행 전부터 야영을 해서 비에 젖거나 하는 것 보다 나을 듯 하여 평소 한국대가 이용을 하는 비행기회사를 안찾고 K2라는 경비행기 회사를 이용했는데 나중에 부터는 이게 좀 문제가 많았다.

탈키트나의 경비행기공항

일단 슈퍼에서 식량 나머지(고기,햄,과일캔,야채)를 구매하고 탈키트나로 떠났다. 그런데 생각 외로 알래스카여서 그런지 미국 물가가 국내보다 약 20%정도 이상 비쌌다.
원정경비 빠듯한 우리는 정말 벌벌 떨면서 지불을 할 수밖에 없었다.

탈키나로 가는 국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타이가의 숲속을 시원하게 일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와 여기저기 보이는 호수,강, 그리고 아직 녹지 않은 눈을 품은 저 고봉들 ......

와실라에서 탈키트나까지는 한시간 40분정도 거리이다. 국도에서 IC를 벗어나 10분정도 들어오니 정말 여기는 깡촌이다 인구가 몇 없을 것 같고 집도 몇채없고 아주 조그만 시골 그러니까 설악산의 백담 입구 용대리를 연상하면 될 듯 한데 여기는 용대리 보다도 작다.

탈키트나강의 노을
탈키트나강의노을과
데날리의 실루엣

이곳은 데날리 등반의 출발지 이고 데날리에서 흘러나온 빙하가 세군데의 강을 이루어 합류 하는 곳이면서 여름철엔 각종 레져를 위한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관광 시즌이 아니라서 데날리 등반객들만 이곳을 찾고 있다.


다운타운을 약간 벗어나면 숲속에 렌트를 해주는 캐빈들이 있고 낚시터와 래프팅을 즐기는 곳과 호수에서의 야영등 아마 느긋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참 좋은 곳이 될 것 같다.그러나 우리는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고 이미 마음은 등반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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